체육이나 무용 전공자도 아닌 내가, 요가라고는 달랑 몇 달 해본 게 다인 내가, 요가 수련 과정도 아닌 요가 지도자 과정을 덜렁 신청하다니...도대체 요가와 내가 무슨 인연이길래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어떻게 보면 요가와의 인연은 우리 아이가 맺어 준 것 같다. 아이를 임신하고 건강한 출산을 위해 했던 것이 요가였다. 그리고 지금 지도자 과정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 애가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시작해서 집을 비우는 동안 나도 나를 위한 미래를 위한 뭔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니까.

그래서 찾게 된 부산대 평생교육원 사이트! 여러 강좌 중에서 ‘정통요가 지도자 과정’이라는 것이 눈에 번쩍 들어왔다. 예전엔 비교적 몸이 유연한 편이었지만, 직업상 많이 앉아 있어서인지 나이가 들면서 몸이 하루가 다르게 뻣뻣해지면서 여기저기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평소에 등산도 했지만 제대로 된 전신운동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던 참이었다. 게다가 지도자도 될 수 있다니, 건강도 지키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제2의 직업으로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늘 책만 읽고 머리만 쓰는 골치 아픈 일이 아닌 몸을 활용한 건강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설레기까지 했다.

하지만 설렘은 잠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무모하리만큼 과감함 선택이었기에 수강이 진행될수록 그런 설렌 미래는 요원하게만 보였다. 몸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오랫동안 요가 수련을 해온 사람도 아닌데다 몸도 굳어 고난도의 자세는 도저히 흉내도 못낼 지경이었다. 하면 할수록 과정을 마치더라도 오랫동안 수련을 열심히 해야 하겠구나는 생각만 절실해졌다. 게다가 요가라는 것이 요가 동작만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정말 요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생각이었다. 최진태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요가의 세계는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신화이자 철학, 종교, 의학이면서 구도의 길이자 박해의 실천까지 포함한 광활함 그 자체였다. 우리가 아는 몸으로 하는 요가는 일부분에 불과했다. “선생이 되기 위해서는 차고 넘쳐야 한다”고 늘 강조 하셨던 교수님의 말씀처럼 되기 위해서는 배우고 익히고 수련해야 할 공부거리가 무궁무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란 스스로 몸도 건강하게 하고 마음도 다스리고 지혜도 쌓을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면서, 남에게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이끌어 주는 가이드도 될 수 있는 보람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정통요가지도자 과정을 들으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생각한다.

끝으로 최진태 교수님이 최근에 지으신 요가 명상록인 <요가의 향기>라는 책에서 읽은 시 두 개를 소개하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요가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말 축약적으로 잘 보여주는 시 같다. 이런 책을 내신 최진태 교수님의 깊고 넓은 도량에 대해서 존경심과 가르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이 자리를 빌어 꼭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