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침을 쏘이고서도 무사하다니요!
비가 부슬부슬 오는 지난 일요일(7월7일), 통영 명상원 주위에 어지럽게 자란 잡초를 손질하던 중 불의의 말벌들의 기습(?)을 받았다.
말벌집을 건드린 것이다. 고의는 아니었으나 말벌들은 외침으로 느낀 듯. 손 쓸 사이도 없이 세 방의 말 벌침 세례를 받았다. 혹 이곳 외딴 곳서 정신이라도 잃고 쓰러지지 않을까 하며 순간적으로 걱정이 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도 별 반응이 없고, 심각하게 따끔거리거나 붓거나 하지 않고, 염려한 것처럼 정신을 잃지도 않았다. 그저 조금 벌겋게 되는 것 빼고는.
비로소 ‘무사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안도의 한 숨을 내쉬다.
한숨 돌린 후 곰 곰 생각해 보니 그간 무릎 관절이 안 좋아 평소 ‘벌(봉)침’을 치료차 종종 접한 계기로, 벌 독에 관한 면역력, 내성(耐性)이 생긴 듯 했다. 이런 걸 일러 전화위복이라 하는가 보다.
평소에 꾸준히 조금씩 본의 아니게 내성을 길러놓은 내공(內攻?)덕택이란 생각이다.
살다보면 힘든 일 궂은 일 괴로운 일도 때론 옹골진 매듭이 되어, 때론 나무의 단단한 옹이가 되어 삶의 강인함을 북돋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세상사, 물한모금 넘기기조차 힘든 경우에도 길은 있다는,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낙관적이고도 적극적 긍정적 사고가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한 낮이지만 머지않아 찬바람 불고 옷 깃 여밀 날도 다시 온다는 평범한 진리.
현재의 주어진 여건을 물 흐르듯 받아들이되, 생의 여로에서의 끊임없는 도전에 대한 단호한 응전과 금강석(Vajra)같은 단단함으로 무장된 Yogini의 정신으로 헤쳐 나갈 일이다.
“신(神)은 인간이 견딜만한 고통만 주셨다”고 믿고 싶은 마음으로.
「사람이 감당할 시험밖에는 너희에게 당할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고린도 전서 10장 13절-
-2013. 7. 9 운형-
조회 : 10,2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