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들에게 침묵은 권장하는 덕목일 때가 많다.

묵언(黙言)이니 묵상(黙想)이니 하는 말이 여기에 해당된다.

고행(tapas)을 일컬을 때 단식(斷食), 단청(斷聽), 단시(斷視), 단사(斷思)등과 같이 단언(斷言)이란 항목도 인간이 영성을 높이고 연단시키는 요소로 왕왕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규모의 대소에 관계없이 조직 경영상에서는 이 침묵은 문제가 달라지기도 한다.

더욱이 의사소통과 교감 그리고 경영자와 조직원 사이의 공감대 형성, 경영자가 제시하는 경영정책 수립과 실행 등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에서는.

때로는 조직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것들까지 전달하고 소통되어야 할 경우도 많다. 작고 소소한 정보나 소식이 모여져 경영자가 의사결졍(decision making)하는데 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서까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듯이 권장 사항과 좋은 징후 등은 키우고 알려야 한다. 그래야 조직의 사기가 앙양될 수도 있기에. 그러나 병적이고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음습하고 부정적인 기운들, 조직을 와해시키고 분란 시키는 싹들도 있다. 모든 일에는 그 징후(sign)가 있는 법인데. 예를 들어 폭풍우가 오기전 선박에 있던 쥐들이 배를 빠져나가는 모습 등등이 그렇듯이 말이다. 큰 규모의 조직만 조직이 아니라 소규모의 조직경영도 다 똑같은 경영의 요소를 갖추어야만 제대로 역할을 다해 갈 수 있는 이치이다.

조직원의 속마음까지, 개인의 가치관까지 강요할 수는 없겠으나 경영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려야 됨은 지당한 이치일 것이다.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동안은. 경영자가 일상에서나 경영정책 수립. 실행과정에서 큰 실수나 큰 결함이 없다면 말이다. 경영자와의 마찰이 우려되어, 거북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모르는 게 약이라는 이유로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가려지고, 은폐되어 진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더욱이 회자(膾炙)되는 뒷담화에 흔들리기도 하면서, 조화(造花)같은 모습만 보인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때론 고언(苦言)도 필요하고, 박수와 격려도 필요할진대, 고만고만한 거리에서 수수방관하는 관찰자(observer)적인 모습은 어느 하나가 균형이 깨져버린 형태이다.

근본이 험담이나 부정적인 쪽으로만 파고드는 시궁창 같은 행태도 문제이겠으나, 이 같은 일들이 그냥 중용(中庸)이나 중도(中道)니 하는 말로 포장되는 것도 그렇게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음식에만 맛과 향기가 있다는 말이 아닐진대.

무색(無色), 무미(無味), 무취(無臭) 이런 걸 일러 특정 종교에서는 공(空)의 경지라고도 하며 반야(般若)의 대열이라고도 한다지만 일상에서의 이런 모습은 무책임하고, 기회주의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동락(同樂)은 있으되 동고(同苦)는 없다. 허허한 웃음은 있어도 따뜻한 눈물은 없다’라는 시귀의 의미를 담아 본다.

깃털처럼 가벼운 신뢰를 넘어, 묵직한 연륜의 무게 천근처럼 울려오는, 평생토록 기억될 인연들을 생각하며 시시때때 쏟아지는 장마비에 “Waiting for the sun" 팝송 볼륨 한 번 높여 본다.

양 다리 앞뒤로 쭉 펴는 ‘하누만 아사나’ 한 번 깊게 펼치면서…….

2013. 7. 14 오후

-운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