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책 안 읽는 세태! 그들은 텅빈 충만을 꿈꾸고 있을까?
외부 요가 강의 나가는 곳이 A 신문사인데, 그 곳 회원들의 대부분이 기자들이다. 요즘 ‘사내 신문 부수 확장 기간’이라던가 하여 A신문 구독을 원하는 분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얘기도 자연스레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 연유로 주위에 구독 권유를 해보았는데 그런데 그 반응에 화들짝 놀라게 되었다.
구독엔 대부분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오는 것이었다. 하기야 신문의 종류가 중앙지부터 시작하여 참 많다고 본다만 그래도 부산지역에서는 내로라는 최고의 지방지라 할 수도 있는데. 현지 그런 신문을 구독도 하지 않고 있지만, 구독에 대해서도 거의 무관심하다는 사실이다. 때론 회사 사무실에서 구독한다는 말들도 하고- 사무실에서 구독한다면 많은 직원들이 볼 텐데 정말 읽을 시간이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 구시대의 유물같지만 맘에 드는 관심 기사가 있어도 스크랩 한 컷 맘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스마트폰 시대라서 스마트폰을 통해 신문을 읽는 것 같지도 않는 것 같다. 글읽기의 부재(不在), 독서의 부재현상이라고 밖에 설명할 말이 없다. 한 달 구독료 ￦12,000 지로로 하면 ￦11,000 드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할 말이 없지만.
본인의 주변엔 요가지도자를 꿈꾸는 요가지도자 후보나 현직 요가 강사 선생님들이 많다.
그럼 요가 강사선생님이 요가를 지도한다는 게 단순히 몸동작만으로만 행해지고 가능한 것일까? 또 그리해도 되는 것일까?
수행의 한 방편으로 수천 년 전부터 자리 잡았던 요가는 이제 체조의 한 부류 아니면 몸을 가꾸고 만들기 위한 것으로 전락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행여 철학의 부재와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비어 있는데, 그것이 오히려 백치 아다다의 미모를 갖춘 모습으로 포장된 요가 강사 선생님을 상상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일상에서의 마주치는 사물에 대해서 통합적 사고력과 분석력, 판단력을 통해 때론 이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까지 요가 강사 선생님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 있을까?
몸이 조금 남보다 유연하다는 이유로만,
또는 체육학 계통이나 무용, 발레 등을 전공했다는 이유로만,
큰 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로만,
요가 강사 선생님의 위치에 서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것 역시 피차 부적절한 선택일 것이다.
어떤 종교에서는 때로는 잡다한 지식의 습득이나 경전 등을 멀리하라고 하며, 오히려 직심으로 들어가서 수행하는 마음수련을 권하기도 하는 것을 보지만 이는 단지 방편일 뿐 경전 자체나 종교적 이론을 경시하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이것저것 심신을 번잡스럽게 하지 말고 집중력 있게 일념으로 정진하라는 말씀의 우회적 표현일 것으로 생각한다.
요가 역시 아사나 동작의 시현만으로 수행의 극점까지 이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옛 선인들이나 스승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그리 쉬운 건 아닌 것 같다.
몸동작과 호흡 등 생체적인 접근법으로 요가의 종류 중 ‘하타(Hata)요가’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 하타요가만으로는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대하는 것이 바로 인체생리학적 접근법인 바로 이 ‘하타요가’이다. 여기에 ‘라자요가(명상요가)’, ‘만트라요가(소리요가)’, ‘쿤달리니요가’, ‘박티요가’, ‘까르마요가’, ‘즈나나요가(지식과 지혜의 요가)’ 등등이 함께 어울려 수행하는 것을 ‘종합요가(integral yoga)'라고 한다.
이 중 ‘즈나나요가’에 대한 필요성은 사실상 크게 드러나지는 않을 수 있으나 이것이 바로 경전 등의 연구는 물론이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통찰력, 종합력, 분석력 등의 훈련된 지적수준을 요구하는 지식과 지혜의 요가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신문읽기 등 책읽기, 즉 독서의 부재는 이것으로부터 한참 멀어지고 역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가끔 요가계에 종사하는 분들과 문자 메시지로 의견을 나눠볼 때가 있다. 문자 메시지는 한정된 글자 수와 공간관계로 축약된 말로써 표현될 때가 많다.
그럴 때 상대가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이 때로는 보내는 사람이 의도한 것과는 무척이도 상이한 방향에서 이해하고 해석되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조금만 사고력이 있고 통찰력이 있다면 전달하고자하는 의미를 바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만, 이런 곳에서 지식과 지혜 즉 독서력의 부재현상이 표출되기도 하는 것을 왕왕 경험한 이후로는 중요한 내용이나 전달사항은 가능한 문자 메시지를 활용치 않는 게 철칙처럼 된지 오래다. 그것은 뼈아프고 값비싼 수업료를 수없이 지불한 대가로 얻은 결과이다.
앞으로 더욱 더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 등의 영향으로 단편적인 지식이나 정보의 습득만으로 사고의 단절과 일관성의 부재, 철학적 사유력의 결핍 등이 염려됨은 필자만의 기우일까?
신문, 책을 안 읽으면서 요가와 관련된 서적이나 요가관련 경전 한 줄 제대로 읽어볼까?
요가는 단순히 몸동작만 하는 몸짓 선수가 아니고, 요가는 무한한 유연성을 바탕으로 하는 서커스 선수 마냥 단순히 부드러운 몸 자체만을 요구하는 것만이 아니고,
요가는 앵무새마냥 읊어대는 입으로만 하는 것만이 아닌, 몸동작은 기본이고, 깊은 철학적 사유력을 겸비한 속 깊으며 사물을 꿰뚫어보는 혜안을 갖춘, 몸과 머리가 동시에 작동하는 요가 강사 선생님을 원하고 있다고 본다.(본인도 이 점에서는 많이 부끄럽지만)
요가는 ‘Yuj'라고 하는 어원에서 출발했다. 이는 몸과 마음·영혼의 결합을 뜻하는 말이다.
아사나 수행과 더불어 틈틈이 독서하고, 사유하고 명상하는 눈매 그윽한 ‘요가강사 선생님’의 출현을 기원해본다.
그리고 가끔 그런 강사선생님을 대할 때면 온 몸의 전율이 온다. 동시에 경허감을 느끼기도 한다.
서점에서 좋은 책 한 권 눈에 띄면 같이 나누어 보고 싶은 얼굴이, 요가지도자가 떠오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오늘 따라 누군가에게 주려고 두 권을 동시에 구입한 ‘궁극적 진리에 이르는 길 우파니샤드’ 한 권 선물할 책 읽는, 머리가 꽉 찬 요가 강사선생님이 떠올랐으면 싶은 날이다.
본인이 특별한 날이나 일이 있을 때 이벤트 성격으로 종종 주변에 하는 책 선물도 때론 상대를 보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방 한쪽 구석에 먼지 묻은 채 내팽개쳐져 푸대접 받지 않는 책 만들려면 우선 공들여 그 책을 저술한 저자에게 제일 미안한 맘이 들 테니까.
본인들이 글을 써보면 안다. 글 쓰고 책 만드는 그 일 자체가 결코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산스크리트어로 ‘공(空 sunnya)'라는 말은 비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법정스님이 말씀하신 텅 빈 충만은 머리가 온통 하얗게 텅 빈 충만을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리라 본다.
“빈방에 홀로 앉아 있다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분하나, 텅 비어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연륜과 더불어 인간은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성장되어 가야하고, 이것이 진화(進化 evolution)일 것이다. 인간은 점점 나은 방향으로 진화되어가야 한다고 본다. 머무르는 순간, 정체되는 순간부터 퇴화가 시작된다. 그러한 것은 신문, 책 등의 독서의 생활화를 바탕으로 한 평생학습(Life long education)을 통해 가능케 해 줄 것이다. 이 때 비로소 진정한 텅빈 충만을 경험케 될 것이다.
- 雲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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