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은 이런 곳이다
지난 날
서면 로타리에,
국내 유일의 직할시로 승격한 것을 기념하여
1963. 12월에 건립했던
부산을 상징하는 부산탑이 있었다지
당시 지상으로 운행하던 전차가
아치형으로 된 이 탑 아래를 지나다니던
유서 깊은 곳
지금은 부산탑 모형물이 작은 분수대 되어
여전히 아득한 향수를 담아내고 있고
바닷가 갯바람은 이곳에선 빌딩 숲으로
잠시 숨어들었다.
각종 상업시설, 금융시설, 의료기관, 교육기관 등이
밀집해 있는 부산의 최대 번화가
과거 하야리아 부대의 부지에
부산시민 공원이 들어섰고
배가 지나다니며 부산항으로 물자를 수송했던
예전 그 시절을 다시금 꿈꾸고 있는
복개천 동천도 있고
부산의 자존심 롯데 본거지가 있는 곳
교보며 영광이며 사라져간 동보며
알라딘 중고서점까지 자리해
문화의 중심축이 되고
차마당 등 전통찻집 즐비한 거리
바보주점, 실비집, 포장마차, 호프집은
도시 속 서민의 애환을
넉넉한 품으로 안는다
귀족 같은 품격을 지녔으면서도
서민적인 맨 얼굴로 다가서며
소탈한 인정이 오고 가고
떠들썩한 사투리가
왁자지껄 엉긴 채 정담 나누는 거리
찾을수록
대할수록
만날수록
깊어지는 맛깔스러움
군불처럼 근근한 인정이 숨어드는 이 곳
일단 한번 정이 들면
어느새 또 다시
발길을 재촉케 하는
순정이 살아있는 거리
서면은 이런 곳이다.
2014. 10. 3 금
운형 최 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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