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처작주(隋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중국의 임제 의현선사가 쓴<임제록>에 나오는 글귀이다.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 그 자리를 빛나게 하라’, ‘가는 곳마다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면 네가 있는 곳은 모두가 참된 곳이 되어 모두에게 환영 받는 자, 진정성이 느껴지는 자가 될 것이다. 존재한는 바로 이 곳이 꽃자리이니라’ 라고 의역도 해본다. 머무는 장소, 가는 곳마다 내일 처럼 소매 걷어 부치고 솔선수범 일처리를 하는 분들, 내 집처럼 갈고 닦고 유리창 한 장까지 손 길이 먼저 가는 분들. 패밀리처럼 동고동락 마음을 함께 내어 주는 분들, 좋은 일 영광스러울 때 보다는 힘들고 슬픔과 곤경에 빠져있을 때 등을 두드려 주고 울어 줄 수 있는 분들.

공주처럼 왕비처럼 왕자처럼 황제처럼 우아한 몸짓과 권좌(?)에 있다가도, 먼 산 바라보고 있던 방관자의 자리를 홀연히 박차고 일어나 거리의 청소부 마냥 낮은곳에 임하여 기꺼이 ‘니시까마 까르마’를 몸소 실천 하는 분들.

세상은 이런 ‘혼불’들에 의해 그래도 희망을 보나 봅니다. 요가의 종류도 많지만 정말로 제일 위쪽에 위치하는 것이 ‘까르마 요가(Karma Yoga)'란 사실도 상기해 봅니다.

어떤 현란한 Asana 몸짓과 말과 표정보다 우선한다는. 긴 여운을 남겨오는 제야의 에밀레 종소리마냥 가슴 깊숙이 젖어드는 따뜻하고 푸근한 인정의 무게를 생각게 합니다.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가슴엔 사랑!’이 넘치는 크리스마스가 눈 앞입니다. 모든 더러움과 오염을 덮어버릴 듯한 함박눈이라도 펑펑 쏟아져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과 축복의 “메리크리스마스!”

                                                                                   2014. 12. 22. 월

                                                                                           - 운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