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잘 발효된
보이 차는
거듭남의 진리를 보여 준다
발효는 일단 썩는 것
썩는 다는 것은
에고가 죽는 것이요
해체 된다는 것
에고가 썩어 빠져 나간 다음에야
새 살이 돋아나고
새 생명이 탄생 한다
환골탈퇴 몸을 바꾼 다음에야
비로소 맛과 향과 효능이
배어나오는 차
매일매일 새롭게 태어나야함을
온 몸으로 설하는 차
촛불 1
속이 타고 타들어갈 때
한 방울의 눈물방울
씻김의 정화수로
감로의 약수인걸
누군들 그런 복받침에
무덤덤할 장사 있소?
촛불 2
그 누구의 그윽함과
존경담은 눈길 받음에
감동의 폭포수요
떨림의 신천지라
타는 가슴 타는 목마름
무덤덤할 그대 있소?
언젠가는 멈추어 설
무대 위 생의 시계
깜깜한 밤 먹먹한 시간
들춰내고 도려내는
그런 눈길에 눈물 삭히며
사르는 게 인생일터
델리트(Delete)
12년간 거주한 곳에서
이사를 하면서
그 많은 짐을 본다
참 어지간히도 들어차 있다
컴퓨터도 휴대폰도
가끔씩 비워주어야
제 기능을 하듯이
우리네 삶도
비워가며 살아야 되는 것이라고
무너질 듯 들어찬 짐들의 설교
그때는 들리는 듯 하다가,
이사 전 짐꾸리기 반년
이사 후 짐 정리하기 반년을 지나면서도
시간 지나면 또 주워 담는
그 습성
살아생전에 버리기 어려울지니
꽃
오늘 아침 피어난 꽃
사랑인가 눈물인가
오는 듯 가는 자태
바람 닮고 구름 닮아
우리네 인생살이도
폈다 시드는 한송이 꽃
인생 꽃
송이송이 피는 꽃은
사랑이요 눈물이네
오는 듯 지나가는
바람이요 구름이네
우리가 산다는 것도
피고 지는 인생 꽃
만트라의 사리
삶의 수레바퀴가
더 씁고 짭쪼름해질수록
매달리며
몸을 눕히고 싶을수록,
그루터기에
발이 채여
꼬꾸라질 듯 할 때,
벼랑 끝에서
마법의 주문 마냥
터져 나오는
연륜도
직급도
체통도
다 묻어 둔해,
알몸으로 서서
오직
간절히
다가가는
구원의 손길
영원한 노스탤지어,
저 피안의 언덕너머로
눈물 한 점 뚝뚝 떼어내며
불러보는
만트라*의 사리**
엄마
* 소리나 음성의 파동으로 의식 확장을 꾀하는 수행법
** 정수. 진수. 진액. 본질
보이차
잘 발효된 보이차는
거듭남을 보여주네
발효는 일단 썩는 것
썩음은 죽음의 에고
에고의 해체 후에야
새 생명이 돋아난다
환골탈퇴 몸 바꿔야
비로소 맛 향 효능
온몸으로 배어나와
온몸 깊이 적셔주지
매일 새로 태어나야만
그때서야 우뚝 선다
형제니까요
형제 자매간에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될 것 같은 상황에서
‘형제니까요’라는 한 마디
봄날 피어나는 꽃봉우리 마냥
뭉클한 감회에
입안이 달짝지근하다
- 운형 최 진태 시 -
조회 : 8,0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