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자작 詩 두 편 올립니다>

 

전통차, 보이차가 명상 수행에 도움이 되듯 거피 역시 그런 역할을 담당하지 않을까요? 하여 커피에 관한 자작 詩 두 편 올려 봅니다. 그리고 ‘홍송 나무 조각’에 옮겨도 보았답니다. 요가원 인근 명륜역 4번 출구에 있는 ‘Cafe Logik' 바리스타님께 선물 예정입니다.(참고로 바리스타님은 남자인 정재호님 입니다) 순수한 영혼과 잔잔한 미소가 참 멋있는 분이시죠. P.大 후배이기도 하고요.

 

                   -최 진태-

 

바하의 ‘커피 칸타타’

음률이 그리워지는 날

수천 번의 입맞춤보다도 더 황홀하고

고급 와인보다 더 달콤하다는

커피 한 잔 마주하다

한 잔의 거피 속엔

고독과

그리움과

사랑이,

찬란함과

서러움과

회한이

모두 담겨 있다

돌아 갈 수 없는

그 길을

더 이상 뒤 돌아보지 마라

빈 커피 잔에

향기롭고 맛깔스런 원두커피

다시 채우고 담을 일만

생각하라는 말씀

커피 한 잔속에서 건져낸다.

 

 

삶의 무게가

궁색하게 다가오는 날

카페 구석

의자에 몸을 기댄 체

한 잔의 진한 블랙커피를 마신다

한 모금

또 한 모금 마시며

하늘을 우러른다

코끝에 부딪히는 고소한 원두의 향

혀끝에 안겨드는 짜릿한 맛

그 커피에서 피어난 하이얀 김이

몽환처럼 하늘거린다

쓴맛과 단 맛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맛과 향

진갈색의 색깔은

우리네 삶의 족적을 닮았는 듯

어느새 커피 잔은 하얗게 비워져 있다

삶의 노정에서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워야 할까?

한 잔의 커피 속엔

비움과 채움의 화두(話頭)가

한 가득 담겨 있다.

 

                      2015. 9. 8 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