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11-0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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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원두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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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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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원두커피 한 잔>
땅거미들이어 오는
해거름녘
방전된 밧데리되어
껍질만 남은 어깨 들썩이며
전서구(傳書鳩)인냥 내려앉는다
동네 어귀 조그만 카페안
머리 희끗한 중년의 바리스트가
넉넉한 미소와 함께
갓볶은 원두의 향 뿜어 올리면
아득하이
고단한 일상사
잠시 내려놓고
한 호흡에 한 모금
한 호흡에 또 한 모금
깊게 그리고 천천히
뜨거운 원두커피 들이킨다.
내면을 흔들어 깨우는
저 소리에 귀 기울이면
꼬인 실타래들 가닥을 들어내고
은은히 응답하는
정제된 사유(思惟)들
고맙구나 인생길 친구이자 동반자인
뜨거운 원두커피 한 잔에는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저 가을 하늘 한 자락
담겨있다
2015. 10. 27 火 - 운 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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