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있어요'

'그럼 백번 생각해 보시게'

'백사가 불여일행' 이라

백번 생각하고 있으면 뭐하누

나타내어야 와 닿지

표현은 교감이고 소통이다

상대가 저술한 책 한권 받아들고

바쁘다

잘 안다

그냥 수고 했군 으로

때론 침묵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세태

책 한권이 빛을 보기까지는

옥동자를 분만하는 것과도

버금간다 했는데

그냥 묵묵부답

다음에 시간 날 때 읽어봐야지 하며

한두 페이지 뒤적거리다

한 쪽으로 밀쳐놓기도 한다

진작 그 책의 저자는 바로바로

독자의 반응이 궁금하고

한 귀절 한 소절 꼭 집어서

멋지다는 칭찬 한마디

때론 듣고도 싶어지는,

그것이 자신의 수고에 대한

보답이요 보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됨이 인지상정인데

그것이 자기실현의 욕구충족을

일부라도 경험케 되는 것이라는 사실,

시 한 줄 ㆍ수필 한 편 ㆍ컬럼 한 편ㆍ

소설 한 줄

쓰기위한 노고를 조금이라도

읽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상함과 배려심일지어다ㆍ

특히나 자신이 지성인이라고

자칭하는 부류일수록

무반응 족이 많다는 것은 왜일까?

아상일까? 교만일까?

질시일까? 폄하일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했거늘

책 내용의 호ㆍ불호를 차치하고라도

그 중에서 찾아보면 칭찬 한 마디

할 거리는 충분히 있을 텐데

게다가 멀리 있는 지인이라면

봉투에 주소 적고 포장 하고

우체국에 가서 등기로 보내는 등의

수고로운 과정을 알기나 할까?

출판까지 책 내용을 저술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책장정ㆍ책디자인ㆍ그림ㆍ사진ㆍ삽화 등

그리고 몇 번의 교정 작업을 거친 후

적지 않은 출판 경비를 지불하고

비로소 탄생되는 책 한 권,

이런 저자의 노고를

일푼이라도 알고 있을까? 그들은

지인이라는 이유로,

친숙하다는 이유로,

가깝다는 이유로,

오히려 더 무심한건 아닌지?

상대의 저술 활동에

용기와 격려를 주면서

함께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는게

저자와의 진정한 관계가 아닐까?

괜히 보냈구나

괜히 선물했구나

하는 후회의 심정이 든다면

얼마나 씁쓰레 할까?

진작 그 저자는

칭찬과 격려에 인색한 세태들

노고를 위로하는데 옹색한 그대들이여

그 인색함 옹색함을 쌓고 쌓아

빌딩을 지어 재벌이라도 되려 하시는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살아가면서 더 필요한 게 바로

격려와 칭찬 한 마디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 모를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했거늘

상대의 책은 장식품이 아니라

한 줄이라도 읽어 주는 게

그 저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임을,

책 한 줄 읽기 게을리 하는

한심한 부류라는

머리 텅 빈 부류라는 생각이 안들게

해줄 수는 없을까?

진정한 관계는 이런 사소한 것에서 부터

감동받기도 실망하기도 한다는 사실

알고나 있을까,

침묵 또는 방관이 미덕이라고

내세우는 그대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