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다섯 가지 층 - 판챠코샤(Ⅱ)>
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읽기(98)
인도의 고전 따이뜨리야 우파니샤드에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개의 층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음식을 받아들이는 육체층인 안나마야 코샤, 생기(生氣)인 프라나를 받아들이는 생기층인 프라나마야 코샤, 생각과 감정을 지배하는 감성 층인 마노마야 코샤, 지혜와 통찰력을 주는 이성층인 비즈나마야 코샤, 잠재적인 성향까지 모두 소멸된 경지 즉 영혼의 행복과 지복(至福)을 체험하는 지복층인 아난다마야 코샤와 같이 양파껍질처럼 다섯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판챠코샤가 있다고 본다. 판챠는 범어로 다섯을 말한다. 우리는 인간의 육체를 흔히 오체(五体)라 부른다. 머리를 포함해 동체, 두손, 두발 합하여 다섯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 데서부터 양손, 양다리를 펴고 있는 인간의 모습으로 생각됐다. 그래서 5는 소우주로서의 인간을 나타내는 숫자라고도 했다. 사람들은 자연계 속에서 오각형인 것을 찾아 그것을 수호물로 삼거나 오각형의 건물을 지어서 주술력을 자기 몸에 지니고자 했다. 구미에서는 현재에도 이러한 신앙이 남아 있으며 예컨대 미국 방위의 거점, 국방성의 건물이 오각형으로 지어진 펜타곤(pentagon) 즉 오각형으로 불리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오각형은 안정성에 무게 중심이 있다고 한다. 충북 청원에 있는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의 오각정과 38선 경계에 있는 경기 포천의 오각정 전망대를 봐도 그렇다. 로마시대로 넘어오면서 5는 자연스럽게 비너스(금성)의 수가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5를 신성한 수로 여겼던 흔적은 곳곳에서 확인되며 실제로 비너스의 별인 금성은 성모마리아의 별로 간주되기도 했다. 칼융은 5를 자연적 인간의 수로 간주했다. 5는 살아있는 자연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질서의 수이다. 가령 꽃잎은 다섯 장인 경우가 많다. 5의 수는 식물과 동물들의 형태에서도 두루 발견된다는 점이다. 인간의 손가락 발가락도 그렇지만 불가사리도 그러한 보기에 속한다. 인도에서는 다섯 개의 머리를 가진 원숭이 신인 하누만은 영원히 죽지 않고, 어느 곳에서나 나타나며, 영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또한 만물을 조성하는 기본 원소의 수라고 여겼다. 상키야 요가철학에서는 다섯 개의 조악하고 큰 다섯 원소 즉 오대(五大)라 하여 지(地), 수(水), 화(火), 풍(風), 공(空)이 있고 미세원소인 오유(五唯) 성, 촉, 색, 미, 향이 있으며 5대 지각기관인 눈, 귀, 코, 혀, 신체와 5대 운동기관인 손, 발 ,발성기, 배설기, 생식기를 포함하고 있다.
기타고빈다(Gitagovinda)와 같은 인도의 종교극에서는 사랑의 신인 카마는 꽃으로 만든 화살을 다섯 개 가지고 있다. 요가수트라에서 제시한 수행법에서도 사회적 규범인 금계(禁戒) 5종 즉 살생 금지, 거짓말 금지, 도둑질 금지, 탐음 금지, 탐욕 금지를 가르치고 있으며 개인적 규범인 권계(勸戒) 5종에서도 정화, 만족, 고행, 학송(學誦), 자재신의 염신(念神)을 가르치고 있다.
예수는 빵 다섯 조각으로 오천 명이나 되는 사람을 먹였고, 십자가는 다섯 개의 중심점을 가진다. 4복음서에 나오는 현명한 다섯 처녀와 어리석은 다섯 처녀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초기 기독교 신학자들은 5를 삼위일체에 대한 믿음과 신에 대한 경배, 그리고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이해했으며 ‘신의 은총’을 상징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인간의 모든 삶을 5의 수에 입각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5는 상서롭고 길한 숫자였다. 오륜(五倫)이 있고 다섯 영산(靈山)이 있고 오곡이 있고 ,오행(五行)이 있다. 정초에는 대문에 오복(五福)이 들어오라는 글을 붙여 놓는다.
불가에서는 세속에 있는 신자들이 지켜야 할 오계(五戒)를 가르치고 있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다섯 손가락 모양을 가진 손 모양은 다섯 성인을 상징하며 파티마의 손이라고 하여 종종 부적으로도 이용 되었다. 또한 신앙의 다섯 지주 즉 신앙고백, 기도와 의무, 라마단 기간 중의 단식, 자선, 메카로의 순례여행을 지켜야 한다. 하루 다섯 번 기도를 해야 하고 전리품은 다섯 등분 한다. 근래에 와선 세기의 섹스 심벌이던 마를린 먼로가 “내 잠옷은 샤넬 NO.5다” 라고 했던 말이 널리 퍼지면서 샤넬 NO.5는 순식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향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글도 다섯 손가락 꽉 쥐고 다섯 발가락 꼼지락 거리며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총 동원하여 쓰고 있음을 어이하리.
-2016.5.1.운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