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꼴 자세―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읽기 (102) -
부채꼴 자세는 누운 상태에서 손을 위로 올리고, 다리는 곱게 펴서 모아준다. 허리가 바닥에서 뜨지 않도록 주의 하고 다리를 직각으로 세웠다가 천천히 내려가며 60도서 30도 15도 각도가 되도록 한 후, 정지 된 상태에서 올라간 상태를 유지한 후 천천히 내린다.(사진, 시연 김아롱). 무릎을 구부리면 복부에 힘이 덜 들어가 운동효과가 떨어지고 허리가 바닥에서 떨어지면 척추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때로는 다리를 직각으로 들어 올렸다가 내리기를 연속으로 할 수 있다. 복부 기관의 활동을 도와 위장장애를 완화시켜주며 장 내 가스를 제거시켜 준다. 하복부의 지방을 제거하는 데도 효과가 있으며 허리 부분을 강화시켜 바른 자세를 돕는다. 범어로는 ‘우르드바 프라사리타 파다 아사나’ 라고 한다. 수직으로 높게 발을 편 자세인데 모양이 꼭 부채를 펼쳐 놓은 것 같다 하여, 부채꼴 자세라 한다. 부채란 부치는 채라는 말인데 이 말이 줄어서 ‘부채’가 된 것이다. 부채를 한자어로는 ‘선자(扇子)’라고 한다. 대오리로 살을 만들어 넓적하게 벌려서 그 위에 종이나 헝겊을 바른 것이다. 민요의 “가을에 곡식을 팔아 첩을 사고 오뉴월 되니 첩을 팔아 부채 산다” 라는 가사도 있다. 여름에는 무엇보다 부채가 제일임을 표현한 것이다. 부채는 크게 나누어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둥근(방구)부채요, 또 하나는 접었다 펼 수 있는 접부채이다. 인류가 맨 처음 부채를 사용한 것은 원시시대부터 였을 것이다. 우리나라 문헌가운데 부채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백제 견훤왕이 부채를 선물하는 내용이 적힌 ‘삼국사기 견훤초’ 이다. 부채는 바람을 일으킬 뿐 아니라 먼지 같은 오물을 날려 청정하게 하므로 재앙을 몰고 오는 악귀나 병을 몰고 오는 병귀같은 사(邪)된 것도 쫓는다. 믿었다. 옛날에는 단오날 부채를 선물하는 습속이 보편화 되어 있었는바 이 부채를 염병을 쫓는 부채라는 뜻으로 벽온선(僻瘟扇)이라고 일컬었다. 악마를 쫓고 신명을 부르는 굿에서도 부채는 필수적인 것이었다. 전통 혼례식에서도 신랑, 신부가 얼굴 가리개 용도로 부채를 사용했다. 일상생활에서는 숯불을 피울 때에 사용했으며, 재인들이 줄 위에서 줄을 탈 때에도 언제나 부채를 사용하여, 또한 가면극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에 양반들이 사용하고 있다. 부채에 관한 일화도 많은데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 송상현은 왜적이 쳐들어오자 고군분투 성을 지키다가 순절 하였는데 죽기 직전에 임금이 계신 북쪽을 향하여 절을 하고 나서 부모에게 보낼 글을 부채에다 사언절구로 써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선조 때 시인 임제는 사랑하는 임에게 부채에다 연서를 써서 건네며 사랑을 전달하기도 하였고, 추사 김정희는 부채에 글씨를 써서 부채 장사에게 이득을 보게 한 일화도 전해진다. 선비들이 시조나 가곡이라도 한 곡조 뽑으려면 부채로 장단을 맞추기도 하였고, 호신용으로도 사용되었다. 부채를 들고 추는 부채춤은 근대 한국 무용 중 우아한 선과 리듬 그리고 멋을 가장 잘 살린 춤으로 특히 해외공연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늘날 한국 무용 중 빼놓을 수 없는 춤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늘날과 같이 선풍기나 에어컨이 대중화되기 전만해도 이처럼 부채는 여름을 보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으며, 곧 한국인에게 있어서 생활의 여유이며 슬기였다. 그 것은 차라리 정신적인 휴식을, 평온을 가져다주는 물건이었으며 하나의 풍류이고 예술품이기도 하였다. 서양에서도 교역의 물결을 타고 중국의 부채가 유럽에 알려지면서 17세기에는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부채가 만들어졌고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도 만들게 되었다. 조병추달(操柄椎韃)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부채 자루를 꽉 잡고 필요할 때 미루어 쓴다는 뜻으로 눈앞의 삶이 고단해도 뜻을 꺾지 않는다는 말이다.
“매미 울음 애닯구나/ 사랑노래 부르는지/ 무더위 끄는데 엔/ 부채 한 자루 딱이련만/ 이내 몸의 깊은 불길은/ 무엇으로 끄오리까” (필자의 졸시 ‘부채’)
부채는 여전히 아련한 향수로 남아 있을 듯하다. 이열치열이라고 화끈하게 부채꼴 자세 취하면서 떵떵거리는 무더위를 극복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2016. 9. 3. 土. 운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