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다 아사나> 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읽기(87)
칸다 아사나는 앉은 자세에서 양 발바닥을 뒤집듯이 한 채 당겨서 몸통 쪽으로 향하게 하는데, 이때 양 무릎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사진, 시연 최 진태). 칸다는 뿌리, 구근, 결절을 의미한다. 육체 내에 잠자고 있는 에너지 쿤달리니는 이곳 칸다나 나디(기의 통로)에 깃들어 있다고 한다. 이 자세는 무릎, 발목 관절과 엉덩이 쪽 근육의 경직을 완화시켜 주며 복부를 자극해 소화력을 증진시키는 효과도 있다. 특히 이 자세는 성 에너지를 회복하는 동시에 성적 욕망을 제어하는 브라마차리아에 접근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여기서 뿌리라고 하면 제일 먼저 식물의 뿌리가 연상된다. 뿌리가 하는 일은 식물을 튼튼하게 고정시켜 주는 지지 작용과 흙 속에 녹아있는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는 일을 하는 흡수작용, 당근 무 고구마처럼 뿌리에 양분을 저장해 두는 것을 저장뿌리라 하는데 이처럼 저장작용을 하기도 한다.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방출시키는 호흡작용도 한다. 뿌리의 종류별로는 다른 식물의 몸에 뿌리를 내리고 뿌리털 없이도 물과 양분을 받아들이는 겨우 살이나 새삼 뿌리를 기생뿌리라고 하며, 뿌리의 지탱 능력을 돕기 위해 줄기에서 뿌리가 땅위로 나와 넓게 뻗어 있는 옥수수나 수수의 뿌리를 버팀 뿌리라고 한다. 물속에 늘어진 뿌리로 물과 양분을 흡수하고 몸이 뒤집혀지지 않게 하는 개구리밥이나 생이가래 부레옥잠 등은 수중 뿌리이다. 나무나 돌 같은 다른 물체에 뿌리를 붙이고 자기 몸을 지탱하는 담쟁이덩굴, 송악 같은 붙음 뿌리도 있다. 주로 늪이나 산속에 사는 식물의 뿌리로, 뿌리가 숨을 쉬기 위해 땅위로 올라와 자라는 맹그로브나 벵골보리수 같은 호흡뿌리도 있다. 뿌리가 자라는 길이는 식물의 종류, 흙의 성분, 온도, 습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물이 부족한 사막에서 자라는 식물은 물을 찾아 뿌리가 길게 자라는데 뿌리길이가 50m가 넘는 사막식물도 있을 정도이다. 길고 튼튼한 뿌리를 가진 식물일수록 건강한 식물체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창제 후 처음으로 글을 짓게 했는데 그게 바로 용비어천가 이다. 조선을 건국한 6대조의 업적을 찬양한 내용으로 여기에 나오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으니’의 귀절이 시사 하는 의미가 크다. 김진섭의 수필 모송론(母頌論)에서 ‘어머니는 자녀에게 생명을 부여 하고 말과 최초의 지식, 도덕 등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우리의 뿌리이자 고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기에 세상의 모든 여성은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성한 존재 그 이상이란 말에 힘이 실린다. 대전 중구에는 1997년에 문을 연 뿌리공원도 있다. 씨족의 유래와 역사를 주제로 꾸며져 있다. 조상의 뿌리를 기리고 찾는다는 의미에서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공원으로 일컬어질 정도이다. 세간에선 흔히 근본(根本)이 있다. 없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근본이란 뜻 그대로 뿌리가 있는 나무라는 뜻인바 근본이 있는 집안이나 사람을, 또한 그 사람의 자라온 환경이나 혈통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얼마 전이 가을 추수를 끝내고 햅쌀과 햇과일로 조상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는 한가위,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일컫는 추석이었다. 서양의 명절과 다른 점은 단순히 먹고 즐기는 축제가 아리라 인간의 도리를 다하여 후손이 경건하게 조상의 뿌리를 되새기는 날이란 점이다. 뿌리 깊은 나무 즉 근본이 있는 인간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겨 보게 하는 칸다 아사나이다.
2015. 10. 11, 일요